사랑나눔회

▲ 지체장애 등 2급 장애 판정을 받은 김규정(35)·홍윤주(31)씨 부부.

“힘든 상황이라고 결코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작은 성금이지만 분명, 저희보다 좀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 혹한의 겨울, 큰 불씨가 될 것을 저희 부부는 믿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전라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그 어떤 후원금 보다도 고귀한 뜻이 담긴 30만3,040원의 성금이 기탁됐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들 마저 감동시킨 통 큰 기부자는 다름아닌,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전주의 한 30대 부부.

이들 부부는 5년째 정부 보조금을 조금씩 모아 마련한 성금을 기탁한 뒤 그 누구보다도 해맑은 미소를 띤 채 만족해 했다.

지체장애 등 2급 장애 판정을 받은 김규정(35)·홍윤주(31)씨 부부.

부부 모두 장애가 있어 어렵게 생활을 꾸려가고 있는 이들에게 기부는 마치 바꿀수 없는 신앙 처럼 비춰지고 있었다.

‘나 보다도 더 불행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면서’ 시작된 이들 부부의 첫 기부는, 지난 2009년 12월 한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변의 독거노인들을 돕기 위해 자신들이 받는 국가 보조금을 조금씩 떼어낸 뒤 이를 전라북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기탁한 것이다.

아내 홍윤주씨는 그때를 “우리들의 소중한 아들, 하림이를 임신하면서 누군가에게 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받은 선물의 행복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하고자 정기적인 기부를 생각하게 됐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이들 부부가 매회씩 마다 기부하는 액수는 수십여만원대로 그리 크지 않다. 그렇지만,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이들 부부에게는 천금과도 바꿀수 없는 고귀한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에서 일정 금액을 분리해 조금씩 모은 수십여만원대의 기부금을 받은 전라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직원들 역시 헛되지 쓸수 없을 만큼, 고귀함과 소중함이 느껴진다고 전하고 있다.

그리고, 첫 기부에 나섰던 2009년 12월 이래 이들 부부의 기부활동은 해마다 계속됐다. 불편한 육체와 조금씩 커가는 아들 하림이에게 쏟는 생활비도 적지 않았지만, 이들 부부는 돈이 아닌 사랑을 한푼 두푼을 모아 온 것이다.

그리고, 이들 부부의 아름답고 고귀한 기부사연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지난 10월 전국 사랑의 열매나눔대상 기부자 부분 금상을 수상받게 됐다.

사랑의 열매 금상을 받게된 김규정·홍윤주 부부는 “어떠한 인정이나 상을 바라고 기부를 시작한 것은 아닌데, 굉장히 쑥스럽다. 항상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비록 어려운 살림살이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많고 그들을 위해 나눠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자신의 아들에게도 그런 생각을 심어줄 생각이다”고 말을 맺었다.